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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목련

2014 목련

by Cool-Night 2014.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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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에 [목련] 항목을 따로 둔 것은

목련에 대한 예우이다.

 

목련에 대해서 경의 뜻을 담아

매년 사진을 담고

감상하고

감사해하며

그 짧은 1년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하자는 뜻이다.

 

그리고 올해는

서울에

3월에 서둘러 피어나

또 역시 서둘러 지고 있다.

집 앞 건너편 아파트에는 보기 쉽지 않은

홍목련이 있는데

가을에 이사오면서

이듬해 봄 백목련과 같이 부부처럼 피아나는 모습을 보고

무척 반가웠고 마음속으로 좋아하게 되었다.

이 좋은 풍경을 기다려

매년 봄을 기다리고

겨울을 지나며

출퇴근길에 올려다 보곤 했다.

 

옆에 백목련보다 좀더 큰 사이즈로

담벼락 끝에서 자욱하게 피어나

봄하늘을 손짓하는 모습이 부지런하다.

 

백목련보다는 개화가 좀 늦는데

이 또한 홍목련의 특성인 듯 하다.

 

하얗게 수다를 떨다가

점점 멍이 드는

목련의 모습은

 

아침에 하얀 바지를 입고 나갔다가

저녁 때 집에 들어오면

때가 묻어 바로 빨아야하는 느낌이다.

 

 

만개한 목련을 보면

왕창 수다를 떠는 것처럼 보여

귀가 따갑고

눈은 하얗게 부시다.

 

 

그 수다가 아쉬운듯

이렇게 담벼락에 길게 혀를 내민 것처럼

스러지는 목련을 보면

 

초봄꽃의 장렬한 전사가

늦봄꽃은 천천히 피라는 듯

전언을 남기는 장면으로 비친다.

 

철쭉과 장미와 진달래와 라일락,

너희 늦봄꽃들은

 

매화와 산수유와 벚꽃과 목련과 개나리가

초봄 꽃샘추위와 어떻게 싸우고

어떻게 견뎠는지

기억해야 한다.

 

 

아쉬운듯

아니면 더이상 미련없는듯

뚝뚝

눈물을 흘린 것처럼

멍든 채 떨어진 목련을 보면

 

함박 웃음을 날리고

그 하얀 웃음소리가 점점 멀어져

안녕

하고

짧은 인사를 남기는

시니컬한

이별을 가슴으로 느끼게 한다.

 

그렇게 또 1년이 지나서

어느새 나타나 웃을 것이면서

이렇게 갈색 멍을 보여주는 모습은

잊지 말라는,

간절한 눈빛으로 보인다.

 

그렇게 2014년에도

10일간의

짧은 만남 속에서

부산한 수다와

시끄러운 웃음이

휘몰아쳤다가

다스한 봄바람에 허공으로 날아갔다.

 

그럼, 내년에 또 보자.

 

 

 

LX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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